자식은 생산재인가 소비재인가

요즘은 아이를 낳고 기르는 문제를 경제적으로 계산한다. 아이를 낳으면 얼마를 지원받을 수 있고,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이며,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라 얼마나 차등 지원되는지 계산한다. 이러한 접근은 언뜻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근본적으로 생명의 가치를 돈으로 계산하는 자본주의적 폭력이다.자식을 생산재나 소비재로 나누어 보는 시각은 자본주의가 가진 최악의 계산 방식이다. 자식은 나의 일부이자 나의 연장이다. 모든 생물체는 본능적으로 자식을 낳기 위해 산다. 생존이 가장 중요한 가치이듯, 자식을 통해 이뤄지는 생명의 연속성은 생명을 가진 모두에게 가장 중요하다.그렇다고 인간의 목적이 생존만은 아니다. 삶의 의미를 깨닫고자 하는 것이 인간 존엄의 근본이다. ‘나는 왜 살아가는가’,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책이나 개인적인 경험에서만 얻을 수 없다. 그 해답의 절반은 자식이라는 존재를 통해 비로소 알게된다. 자식은 나를 보는 거울이자, 나의 삶을 어떻게 이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단서를 준다.그런데도 우리 사회의 야수적 자본주의는 자식조차 수익률로 계산한다. 아이 한 명을 낳고 기르는 데 드는 비용을 계산하고, 그 부담을 국가가 얼마나 분담해 줄 수 있으며, 그 아이가 미래에 벌어들일 돈은 얼마인가에 초점이 있다. 물론 제도적 지원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은 아이를 낳아야 하는 ‘이유’가 아니라, 아이를 낳은 이후의 ‘책임’을 사회가 함께 지는 방식이어야 한다.우리는 아이를 우리 사회 전체의 책임이 아닌, 개인의 선택과 책임으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자식을 낳고 키우는 일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한 사회의 존립과 정체성, 미래와 직결된 문제다.‘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마을 전체가 함께 아이를 키워야 하고, 그 아이들이 또 그 사회를 이어받아야 한다. 이것이 사회의 순환이며, 공동체의 기반이다.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당장 사회가 무너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서서히, 그리고 확실히 우리 사회의 정체성이 사라지고 있다.이제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 문제를 돈에서 벗어나 생각해야 한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에 사회 전체가 함께해야 할 이유는, 우리가 누구이며 또, 얼마나 괜찮은 사회를 만들어가고자 하는가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이기 때문이다. 202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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