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혁신은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다가 간혹 환경을 해치기도 한다. 패션 산업의 기술 혁신도 비슷한 결과를 낳았거나,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지속가능한 패션과 거리가 먼 혁신도 있었다. 패션 산업의 기술 혁신은 대부분 섬유 산업에 치중되어 있다. 사람들의 편리를 위해 좀 더 가볍고, 따뜻하고, 발수와 방수가 잘되는 원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 현재 의류 제품의 70% 이상이 합성섬유다. 스판덱스, 특수 기능성 소재, 경령 원단 등 대부분이 합성섬유다. 그리고 합성섬유는 모두 화석연료로 만들어진다. 합성섬유의 사용이 급증한 것도 기능성 소재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현재 섬유산업이 발생시키는 탄소 배출의 가장 큰 원인은 합성섬유의 사용이다.섬유의 기술혁신과 함께 의류 제조 방법의 기술혁신도 계속되었다. 특수 봉제 기계들과 컷팅 기계, 패턴 제작을 도와주는 많은 장비들이 사용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두드려지는 것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프린트다. 전용 용지에 이미지를 인쇄하고 전사하는 승화전사 방법은 오래전부터 상용화되었다. 그러나 승화전사는 폴리에스터 소재에만 가능하다. 직접 분사 방식의 디지털 텍스타일 프린트(DTP)는 다양한 소재에 프린트가 가능하지만 복합소재는 견뢰도가 떨어진다. 고해상도의 이미지 프린트와 고속 생산, 오폐수가 발생하지 않는 등 디지털 프린트는 많은 장점을 가자고 있어 재래방식의 프린트를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내구성과 프린트 기법이 주는 디자인성은 재래방식을 따라가지 못한다. 특수 봉제 기계들은 다양한 봉제 기법을 활용해 재봉 작업을 하며, 접착 방식의 봉제는 심실링 봉제나 형태를 유지를 위한 테이프 접착 등에 사용된다. 또한 보조 도구를 이용한 반자동 봉제로 작업 효율을 높이기도 한다. 어깨나 카라, 주머니, 허리 등 특정 부위는 전용 기계로 자동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공정은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디자인 분야에서는 3D 모델링을 이용한 가상 피팅이 가능해지면서, 실제 샘플 없이 원거리에서 피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도 사람이 직업 입어보는 피팅 수준에는 미치지는 못한다.섬유 패션 산업에 많은 기술적 발전이 있었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크지 않았다. 결국 패션 산업의 기술혁신은 산업혁명 이후, 재봉틀의 발명 이후 크게 바뀐 것은 없다.그리고 맞춤형 소량 생산과 쓰레기가 없는 제로웨이스트 방법도 지속가능한 패션 산업으로 부각되기는 했으나 효과는 미비하다. 생산성이 높으면서 재판매, 재사용이 가능하려면 개인 맞춤 방식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제로웨이스트의 최종 단계는 홀가먼트 기법인데 이 방법을 모든 봉재 제품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용융 봉재 방식도 소재와 스타일에 한계가 있다. 사실 소재를 아껴 쓰려는 노력은 아주 오래전부터 해왔기 때문에 원단을 컷팅하는 방법을 사용하면서 특별한 제로웨이스트 방법은 없다. 앞으로 100년이 지나도 대부분의 의류는 재봉틀로 만들 것이다. 그리고 재봉틀은 사람의 손과 발로 움직인다. 1960년대 재봉틀과 현대 재봉틀 미래의 패션 산업을 위한 기술혁신은 지금까지 해온 방식이면 충분하다. 그보다는 지속가능한 패션산업을 위해 패션에 대한 생각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2025/09/03 _이미지 출처https://www.singer.com/
